길가의 가로수도 계절이 소설(小雪)을 지나면서부터 잎새를 떨구고 앙상한 가지만 드러낸 채 빈 몸으로 햇볕과 바람을 맞고 있다. 나무는 이른 봄철에 해동(解凍)되어 골짜기의 물이 흐르기 시작하면 겨울잠에서 깨어나 가지마다 새싹을 틔우기 시작한다. 그리고는 새잎을 가꾸고 예쁜 꽃이 피어나면 벌과 나비를 불러 모은다. 여름철 내내 비바람과 천둥 번개를 물리치고 자기 분신인 열매를 맺는다. 가을철로 접어들면 자기 몸을 화려한 단풍으로 바꾸어서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봄부터 늦가을까지 가꾼 열매를 내어준다. 제 분신을 요구하는 사람들에게 제공한